들어가며...

2023. 4. 23. 15:15생각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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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와는 정말 친하지 않다. 사실 읽기에도 흥미가 없었다.
어렸을 때부터 책과 담을 쌓았고, 수능 언어영역의 벽에 부딪히고 처음으로 후회했었다. 이후 글과는 상관없는 진로를 택하여 후회는 서서히 잊혔다. 그런데 이게 웬걸, 개발자가 되었다. 20살 때에는 전혀 생각지 못했던 개발자라는 직업을 현재 업으로 삼고 있고, 개발자는 글쓰기와 무관한 직업이 아니더라…(물론 글을 안 써도 뛰어남이 묻어나는 개발자가 많지만 나는 해당 사항 없다)

첫 후회를 하고 10년 후 지금, 똑같은 후회를 하고 있다.
그동안 노력한 게 없으니 글에 흥미와 재주가 없는 상황은 변함이 없지만
지금 나에게 미치는 영향은 더 크게 느껴진다. 이렇게 둘 수는 없지 않겠는가.

이제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맞다. 이제는 물러나서는 안 된다.
10년 전 인생의 작은 턱을 만나면서 후회했고, 얼마 전 이직 준비를 하면서
또 후회했다. 개발자로 입사한 후 3년 동안 기술 블로그 작성을 미루다가 이직 시장에서 뚜들겨 맞으니 너무 아팠다. 개발자를 계속한다면 글을 쓸 수 있어야 한다. 장황한 경력 기술서보다 성실히 운영한 기술 블로그 URL 한 줄이 그렇게 멋있을 수 없다. 이제 곧 5년 차 개발자가 되는 상황에 지금부터라도 시작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시작할 일은 없을 것 같아서 마음을 다잡아본다.

최고가 될 필요는 없다

기술 블로그를 미뤘던 핑계를 대보자면 잘 쓰고 싶어서다.
잘 읽히는 글, 이해가 쏙쏙 되는 글을 쓰고 싶었고 설명하려는 기술 주제에 대해서도 정확하고 명확하게 작성하고 싶었다. 사실 그동안 제목만 작성하고 혼자 끙끙대다가 접었던 것이 두세 번은 된다.
사람은 완벽하지 않다.
더군다나 나는 고작 4년 차 개발자고 어렸을 때부터 글과는 담을 쌓은 터라
좋은 글이 나올 수가 없다.
이 사실을 인정하지 못했다. 창피함과 부끄러움이 앞서서 제목만 쓰고
끙끙거리다가 아무것도 보여줄 것이 없는 부끄러운 개발자가 되어버렸다.
꼭 최고의 글을 쓸 필요가 없다. 부족함을 인정하고 보여주자.
엉성한 글이면 어떤가. 쓰다 보면 최고의 글이 되겠지.
다시 한번 말하지만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모르는 것과 아는 것, 그 사이 어딘가

“어 그거 A 프로젝트에서 썼던 건데, 음.. 뭐였지 ?”

“그거 대충 이런 개념일걸 ?”

“음 이거 어떻게 하더라…예전에 했던 건데…”

해보긴 해봤다. 대충 어떤 개념인지 컨셉인지 안다. 근데 설명하려고 하면 목구멍에서 턱턱 막힌다.
학창시절에도 똑같은 경험이 있었다.
예전에 풀었던 문젠데 다시 풀려고 할 때 못 풀었던 적, 안다고 생각했던 개념인데 친구에게 설명하려고 하면 못했던 적
그때마다 나는 “하 이거 내가 아는건데 이상하다???”
그 때 선생님은 그러셨다.
“준희야 그건 모르는거야. 누군가에게 설명 할 수 있어야 아는거야!"
인정하지 않았다. 시험 결과는 좋지 못했다. 인정하고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공부하고 나서야 성적은 올랐다.
소름끼치게 똑같다. 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것일까…
모르는 것과 아는 것, 그 사이는 없다. 부족하지만 기술에 대한 글을 쓰면서 독자들에게 설명해보려고 한다.
모르는 것들을 아는 것으로 바꾸려고 한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너는 무엇을 남길래

3년동안 SI 회사에 재직하면서 많은 프로젝트들을 경험했다.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수많은 배움이 있었고, 고민과 생각을 했다.
아쉽게도 기억은 휘발되고 프로젝트 했던 동료들과의 술안주거리만 남았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나는 술안주거리를 남겼다.
무언가 잘못됐다.
이제부터라도 바로 잡기 위해 글쓰기로 마음을 먹었다.기술 관련 글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생각들도 글로 정리할 계획이다.
맛있는 술안주거리보다는 멋있는 기술 블로그를 남기고 싶다


이직하고 적응하느라 정신없이 보내다보니 2023년 새해를 맞이 했다. 신년 목표 중 하나가 기술 블로그 운영이다.
위 여러 이유를 작성하면서 굳은 의지를 다져보는데 사실 아직 자신은 없다.
그래도 쉬운 기술부터, 쉬운 글부터, 한번 최선을 다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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